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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리를 듣고 뒤져보다가 원작소설이 있길래 읽어보았다.
과거의 사건때문에 창창한 의사직을 버리고 퇴마사가 된 진명.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금주와 그녀의 딸 세연.
방송을 위해 접근하는 방송국 피디 혜인.
익숙한 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무녀굴.
익히 많이 들어본 설화였는데 그 배경이 제주도의 김녕사굴이라는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실제 있는 장소와 그 장소에 얽힌 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라는게 읽기전부터도 뭔가 오싹한 느낌을 갖게 해주었고 더구나 뱀이라는 소재 또한 그랬다. 뱀이라면 왠지 날렵하고 음흉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느낌이 소설에 한몫 음산함을 더했다고나 할까.
글의 시작은 자전거동호회 회원인 희진이 동호회회원들과 굴을 탐험하는 데서 시작한다. (얼마전 동굴탐험 공포영화를 접해서 그런지 시작부터 오싹해서 동굴이 공포영화에는 좋은 소재구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진명의 등장. 묘사대로면 되게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외모일 것 같았는데 ㅋㅋ 아무튼 진명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된다.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진명과 현재 일어나는 일 자체를 거부하는 금주. 뭔가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두사람은 내용이 진행될수록 자신들이 애써 외면해왔던 과거와 대면하면서, 주변 인물들과 어우러지면서 점차 적응하고 변화해간다.
책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진명의 우울하고 왠지 모를 슬픈 인상은 사랑했던 수혜와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오는 것이긴 하지만 또 그런 느낌이 글 전반과 어울려서 묘하게 인상적이었다. 원흉인 무녀 조차 슬픈 기억으로 인해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으니. 악이 절대악이 아니란 건 참 슬픈거 같다. 무조건 미워하지도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까. 무녀굴의 심석정도 원래는 착했고 착한 사람이었는데 주변때문에 악으로 변해갔고 세월이 흐르면서 악으로만 살아남았다. 오로지 새로 태어나겠다는 마음만이 강하게 남은. 하긴 생각해보면 그런 과거가 없는 영혼은 잘 없는 거 같기도 하고. 그냥 태생이 악인 귀가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두께에 비해 술술 읽혀서 쉽게 내용이 들어왔고 설화가 소재라는 덕인지 실제 존재하는 내용같이 생각되기도 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마침 제주도로 가는 길에 책을 읽게 되었는데 배경이 제주도라는 걸 알고 나니 더 오싹하고 으슬으슬한 느낌도 주었고.
아무튼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무녀굴 영화 티져를 봤는데 소설보다 더 무서워보인다. 상상만 하던 내용을 실제로 형상화한 걸로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했던 캐릭터...랑은 좀 거리가 있긴 한데(진명이라던가 진명이라던가...)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다보니 기대되기도 한다. 얼른 개봉하면 좋겠구만.
진명역을 맡은 김성균 배우 좋아하는데 개봉날짜가 너무 멀다..ㅠㅠ
아 그리고 이제껏 생각못해봤는데 추리나 공포, 호러소설을 소설속 배경이 되는 곳에서 그 소설을 읽는다는 건 꽤 괜찮은 휴가인 것 같다. 의도치않은 서늘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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